어떤 나라의 똥 먹기 by 닷오-르

1. 이것은 <피를 마시는 새>에서 등장했던 어떤 대사에서 힌트를 얻은 글입니다.

2. 이것이 은유하는 바는 약간의 눈치와 정상적인 독해능력만 있으면 알 수 있습니다.

3. 이 글을 읽고 자발 강제 운운하는 사람과는 별로 상종하고 싶지 않습니다.

==================================

여기 사람 A가 있다. 돈이 많이 궁하다. 요즘 불경기이고 하다 보니 일자리 찾기도 쉽지 않다. 사실 호경기에도 그렇게까지 쉽지는 않았다. 일자리가 있어도 딱히 비전도 없고, 다른 부류의 사람들보다 돈을 많이 받을 수 있을 것 같지도 않다. 결정적으로 직장에서도 A에게 상당히 자주 똥을 먹인다거나 하는 일까지는 벌어지지 않더라도 그것을 주물럭거리게 한다거나 그런 것을 은유하는 말이나 행동은 자주 있는 모양이다. 그래서 A는 직장에 다니든 똥을 먹든 크게 다를 바 없다는 생각도 하는 것 같다.

게다가 신용이라는 놈도 보통은 돈과 따라다니는 것이니 돈 빌리기도 쉽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가족이 아프다거나 큰 사고를 내게 된다거나 하는 일이 생기는 것도 곤란하다.

그렇지만 큰돈을 구할 구멍이 없는 것은 아니다. 물론 거리에 널려 있는 간판과 광고지들이 직접적으로 똥 먹기로 월수 300을 보장한다고 쓰여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정상적인 성인과 상당수의 청소년들이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두 알고 있다. 방법과 역사와 운영 방법도 엄청나게 다종다양한 모양이다. 게다가 A와 같은 부류의 사람들과 그 관련자들이 이 나라에는 꽤 많이 있는 모양이다. 거의 농업과 비슷한 규모라고도 한다.

게다가 '똥 먹이는 것'이 A와 다른 부류의 사람들에게는 굉장히 일반화된 놀이인 것 같다. 그들은 약 2년의 기간 동안 그들끼리 모여서 일종의 훈련을 받는데, 그곳에 입소하기 전에 처음으로 '그 경험'을 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그들이 훈련을 받은 후에는 얼마간의 준비 기간을 거쳐 생계를 해결하기 위한 새로운 전선에 뛰어드는데, 그때에도 '그 놀이'를 즐기는 것은 물론이오 그들끼리의 유대를 강화하기도 하는 모양이다. A는 그런 것들을 대강 알고 있다.

A는 간간히 똥을 먹으면서 수익을 올리는 모양이다. 인신매매를 당하거나 강제가 있거나 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분명한 것은 단기간에 큰 돈을 만지려면 역시 똥 먹기를 하는 편이 낫다는 것이다. 똥 먹기와 관련된 경력이 밝혀지면 사회에서 매장당할 수도 있고 똥 먹기가 장기화될수록 다른 일을 하기는 더 어려운 것 같다. 하지만 일단 생계는 해결된다.

A는 운이 좋은 편이다. 일종의 알바처럼 '이 일'을 하고 있다. 하지만 전통적으로 똥 먹기를 업으로 하는 이들이 밀집해 있다던 어느 항구도시에서는 불이 나서 갇혀 있던 사람들이 타죽기도 한 모양이다. 빚이 늘어서 일을 그만두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다. 몸이 아프면 주사 아줌마한테 주사를 맞으면서 일한다. 만일 섬이라면 섬 전체 주민이 감시자가 된다. 예전에는 국가 전체가 그것을 장려했던 모양이다. 외화가 좋은 모양이지.

사회에서도 그에 관련된 이야기가 많다. 워낙에 그것으로 생계를 해결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똥 먹기를 합법화하자는 이야기도 많이 나오는 모양이다. 서역의 잘사는 나라들 이야기도 하는 것 같다. 그곳에서는 엄연한 직업이라나. A와 같은 사람들이 쉽게 돈 벌려고 똥을 먹는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똥 먹기는 근절해도 없어지지 않으니 그런 사람들도 계속 잘 살 수 있어야 한다고 한다. 그들을 보호하기 위해 일정한 형태의 똥 먹기만 허가하자고 한다. 똥 먹기나 불량식품 먹기나 다를 게 뭐냐는 사람도 있다. 똥 먹이는 사람, 가난한 나라에서 낮에는 골프를 치고 밤에는 똥을 먹이는 사람, 같은 부류의 사람들이 똥을 먹는 것을 지켜보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는 나오지 않지만 논의는 나름대로 잘 진행되고 있는 것 같다. 사실 반대논리를 펴는 사람들은 이기기가 어렵다. 그 화려한 논리 앞에서 똥 먹기는 인권침해라는 말밖에 할 게 없는데 어찌하겠는가. 사실 그게 맞다. 하지만 논리를 좀더 개발할 필요성은 있는 것 같다. 어쨌든 그게 현실이다. 그게 귀찮으면 좀더 많은 권리를 얻어내면 된다. 똥 안먹어도 잘 살게...

하지만 그게 좀 그렇다. 이것이 악마의 물음이기 때문이다. 너 굶을래 똥 먹을래... 사실 많은 사람들이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이런 악마의 물음을 받는다. 근데 이건 좀 심했다. 똥 먹기가 결정적으로 나쁘고 여건만 되면 똥을 먹지 않는 것이 정상이라는 걸 어떻게 이해시켜야 되지...

누가 뭐라고 화려한 논리를 붙여도 똥 먹기는 똥 먹기다. 그게 내 입장이다. 우리 좀 현실적으로 살자. 사람이 똥 좀 먹으면 어때...라고 하는 놈 그냥 둘 건가?

덧글

  • 2008/02/10 13:54 # 삭제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닷오-르 2008/02/10 14:42 #

    하고 싶은 말은 그것의 존재여부에 관한 말이 아닙니다...
※ 로그인 사용자만 덧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