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조반니노 과레스끼의 '신부님 우리들의 신부님' 시리즈 중 제가 국내 전집에서 본 적이 없었던 것 같은 에피소드를 우연히 미쿡의 도서관에서 발견하여 번역한 것입니다. 돈 까밀로와 빼뽀네 시리즈의 공격패턴에 익숙했다고 자부하는 저입니다만은(...) 이런 공격패턴은 또 의외군요. 돈 까밀로의 의외로 빨갱이스러운 면모를 감상하시겠습니까?
미천한 영어실력으로 인해 몇몇 부분은 과감하게 날림번역을 했습니다. 그리고 저작권에 문제가 된다면 역시 지워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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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정오 즈음 신문이 배달되자마자 그 뉴스는 마치 폭탄이 터지는 것처럼 마을을 뒤흔들었다. 바싸 마을의 누군가가 천만 리라짜리 전국 축구복권에 당첨되었다는 것이다. 신문은 당첨자의 이름을 뻬삐또 스베쩨구티라고 발표하였지만, 마을에 있는 누구도 그런 이국적인 이름을 갖고 있지 않았다. 호기심 많은 군중들에게 둘러싸인 복권 장수는 절망적으로 팔을 내저으며 말했다.
"나는 토요일에 열린 시장에서 외지인들에게도 복권을 팔았네." 그는 말했다. "아마 그들 중 하나겠지. 천만 리라라고! 언젠간 나타나게 돼 있어."
그러나 아무도 나타나지 않았고, 마을 사람들은 안절부절못하게 되었다. 왜냐하면 뻬삐또 스베쩨구티라는 이름에는 뭔가 수상한 점이 있었기 때문이다. 스베쩨구티라는 성은 그럴싸했고, 그런 사람이 한번쯤 시장에 왔을 법도 했다. 그러나 뻬삐또라는 이름은 그렇지 않았다. 밀, 옥수수, 건초, 가축, 파마산 치즈 등을 거래하는 사람들 중 누구도 뻬삐또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은 없었다.
"그건 가명이겠지." 자작농 몰리네또가 말했다. "그리고 외지인이라면 가명을 쓸 이유가 없지. 틀림없이 복권을 샀다는 걸 들키면 안 되는 어떤 마을 사람일 거다. 아마 빚쟁이나 마누라에게 들키고 싶지 않겠지."
그 주장은 충분히 그럴싸했다. 마을 사람들은 외지인이 복권에 당첨되었다는 가설을 던져버리고 자신의 이웃 사람들에게 주목하기 시작했다. 마을 사람들이 어찌나 열중하는지 합법적인 복권 당첨자를 찾아내는 것이 아니라 좀도둑을 잡는 것처럼 보일 지경이었다.
돈 까밀로는 그다지 열성적으로 사건에 끼어들지는 않았지만 꽤나 관심을 갖고 있었다. 그리고 그가 탐정놀이에 참가하는 것을 예수님이 전적으로 허락해 주지는 않는 것처럼 느꼈기 때문에, 그는 예수님께 변명했다.
"주님, 이건 단순한 호기심의 문제가 아닙니다. 저는 제 일을 하고 있는 겁니다. 하느님께 그런 큰 축복을 받은 사람은 그 사실을 숨길 권리가 없습니다."
"돈 까밀로야," 예수님이 답했다. "하느님께서는 물론 축구 복권에도 관심이 있다. 나는 개인적으로 의심스럽지만. 그렇다고 축구 복권의 당첨자가 모두 밝혀져야 하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 이 사건의 핵심은 그것이면 족하다. 어떤 사람이 적지 않은 금액에 당첨되었는데 왜 네가 그 사람의 정체를 밝히려고 골머리를 썩이느냐? 네가 할 일은 바로 그보다 불운한 자들을 돌보는 것이란다."
그러나 돈 까밀로는 호기심을 떨쳐버리지 못했다. 뻬삐또의 미스테리는 그의 마음속을 완전히 장악해서 마침내 한 줄기 밝은 빛을 그에게 비춰 주었다. 그 미스테리는 돈 까밀로에게 환희의 성당 종소리를 울리게 하는 대신 간신히 자신을 억제하고 망토를 챙겨 입은 후에 마을로 걸어가게 하였다. 그는 곧장 마을의 읍장이자 대장장이인 빼뽀네의 작업장에 도착했다.
"좋은 아침일세, 뻬삐또 동무!"
빼뽀네는 망치질을 멈추고 당황한 눈빛으로 신부를 바라보았다.
"신부님, 무슨 소리를 하는 거요?"
"아무것도 아닐세, 뻬삐또는 빼뽀네의 애칭 아닌가? 그리고 스베쩨구띠(Sbezzeguti)의 철자를 바꾸면 불완전하지만 주세뻬 보따지(Giuseppe Bottazzi)가 되는 것은 약간의 우연이라네." - 빼뽀네의 풀네임은 주세뻬 빼뽀네 보따지입니다.
빼뽀네는 다시 망치질을 시작했다.
돈 까밀로는 고개를 내저었다.
"자네가 천만 리라짜리 복권에 당첨된 뻬삐또가 아니라니 참으로 유감이구만."
"흥, 나도 유감이오. 만일 그랬다면 당신에게 이백이나 삼백만 리라 정도 쥐어 주고 집으로 보냈으련만."
"걱정 말게 빼뽀네. 안 받아도 갈 테니." 돈 까밀로는 이렇게 말하고는 작업장을 떠났다.
두 시간쯤 후 모든 마을 사람들은 스베쩨구티의 철자를 바꾸면 무엇이 되는지 알게 되었고, 집집마다 뻬삐또 스베쩨구티의 뱃속에 혹시 주세뻬 보따지 동무가 들어앉아 있지는 않는지 샅샅이 해부하게 된 것이다. 그 날 저녁 공산당 간부들은 인민궁전에서 긴급 회의를 열기에 이르렀다.
"대장." 스미르쪼가 말했다. "저 반동들이 대장의 명예를 더럽히기 위해 또 낡은 수법을 들고 나왔습니다. 온 마을 사람들이 야단입니다. 다들 대장이 천만 리라를 땄다고 떠들어대더군요. 더이상 시간이 없습니다. 빨리 저들의 중상모략을 분쇄해야 합니다."
빼뽀네는 팔을 내저었다.
"어떤 친구가 축구복권에서 천만 리라를 땄다고 떠들어대는 건 중상모략이 아니야. 중상모략은 어떤 사람이 정직하지 못한 일을 했다고 비난하는 거다. 축구복권이 그렇게 나쁜 건가?"
"대장, 비록 축구복권이 나쁘지는 않다고 해도 그런 고발로 인해 정치적으로는 명예가 훼손될 수 있지 않습니까? 그리고 당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고발은 명백한 중상모략입니다."
"사람들이 우리 등 뒤에서 얼마나 낄낄거리겠습니까," 브루스꼬가 말했다. "그놈들을 닥치게 해야죠."
"대자보를 붙입시다!" 비지오가 외쳤다. "반드시 성명서를 작성하여 모든 사실관계를 명확히 해야 합니다!"
빼뽀네는 어깨를 으쓱했다.
"일단은 내일 결정하도록 하지." 그가 말했다.
그러자 스미르쪼가 주머니에서 종이 한 장을 꺼냈다.
"대장, 우리는 대장을 정치적 위기에서 구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대장께서 허락하신다면 내일 아침까지 대자보를 인쇄해서 마을 곳곳에 붙이겠습니다."
그리고 그는 성명서를 읽기 시작했다.
<상기 본인은 축구복권에서 천만 리라에 당첨된 뻬삐또 스베쩨구티와 일절 연관이 없음을 선언함. 반동들이 그를 백만장자가 되었다고 고발하는 것은 아무런 소용이 없을 것이다. 이 모든 것들은 그들이 파시스트 반동의 무리임을 증명한다. - 주세뻬 보따지>
빼뽀네는 고개를 내저었다.
"그래, 됐어." 그는 말했다. "하지만 공식적인 문서로 된 비방이 나올 때까지 반박문을 들고 달려가는 짓은 하지 않겠다."
그러나 스미르쪼는 그의 주장을 고집했다.
"도대체 왜 놈들이 우리를 물고늘어질 때까지 기다려야 합니까? 좋은 전략은 상대가 칼을 뽑기 전에 치고 나오는 것 아닙니까?"
"좋은 전략은 내 사생활에 코를 들이대는 놈의 엉덩이를 걷어차는 거다. 내 사생활은 내가 알아서 지킬 수 있어."
스미르쪼는 어깨를 으쓱했다.
"그런 방식을 택하시겠다면 더 드릴 말씀이 없군요."
"그게 내 방식이다!" 빼뽀네는 주먹으로 테이블을 내리쳤다. "개인의 사생활은 본인만 신경쓰면 돼! 당은 우리들 전체의 일만 하는 거다!"
간부들은 투덜거리면서 인민궁전을 떠났다.
"천만 리라짜리 복권에 당첨되었다는 루머를 내버려두다니, 사람이 약해진 게 틀림없어." 스미르쪼는 말했다. "그리고 그 철자바꾸기의 문제도 있고."
"잘 되길 바래야지." 비지오가 한숨을 쉬었다.
곧 문서로 된 루머가 나타났다. 지주들이 보는 신문에 이런 광고가 삽입된 것이다. "빼뽀네를 긁으면 뻬삐또가 나옵니다!" 그리고 마을 사람들은 그것이 무척 재치있다고 생각했다. 간부들은 인민궁전에서 다시 긴급 회의를 열고 만장일치로 조치를 취하기로 결정했다.
"아주 좋아." 빼뽀네가 말했다. "가서 대자보를 인쇄한 다음에 마을 전체에 써붙여라."
스미르쪼는 단숨에 인쇄소로 달려갔다. 약 한 시간 후에 인쇄공 바르치니는 돈 까밀로에게 대자보의 사본을 전해 주었다.
"신문사에는 안된 일일세," 돈 까밀로가 말했다. "빼뽀네가 정말 천만 리라를 땄다면 지금 대자보나 써붙이고 있을 때가 아니지. 이미 도시에 가서 당첨금을 받아왔거나 누군가를 시켜서 받아와야 할 텐데."
"빼뽀네는 꼼짝도 않고 있어요." 바르치니는 확언했다. "온 마을 사람들이 긴장하고 있지요."
밤이 늦었고, 돈 까밀로는 잠이 들었다. 그러나 새벽 3시에 그는 빼뽀네가 방문을 받고 깨어나게 되었다. 빼뽀네는 정원에서부터 숨어들어왔고, 그가 현관에 도착하자 그는 반쯤 닫힌 문으로 밖을 걱정스럽게 훔쳐보았다.
"누구 보는 사람이 없었어야 하는데." 그가 말했다. "자꾸 미행당하는 기분이 들어서 말이오."
돈 까밀로는 그를 불안한 눈으로 쳐다보았다.
"자네 설마 정신이 나간 건 아니겠지?" 그가 물었다.
"아니, 그런 걱정은 안 하오."
빼뽀네는 자리에 앉아서 이마에서 땀을 닦았다.
"내가 지금 교구의 신부와 이야기하는 거요, 아니면 말 만들기 좋아하는 마을 사람과 이야기하는 거요?"
"자네가 하기 나름이지."
"나는 신부를 보러 왔소."
"그래, 신부가 듣고 있다." 돈 까밀로는 근엄하게 말했다.
빼뽀네는 모자를 손가락으로 빙빙 돌리면서 말했다.
"신부, 내가 큰 거짓말을 했소. 나는 뻬삐또 스베쩨구티요."
잠시 동안 돈 까밀로는 침묵에 잠겼다.
"그래, 자네가 천만 리라를 땄군, 그렇지?" 그는 침착을 되찾고 말했다. "대체 왜 그렇다고 말하지 않았나?"
"그런 얘길 하는 게 아니오. 나는 지금 신부와 이야기하고 있고, 당신은 내가 거짓말을 했다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신경쓸 게 없소."
그러나 돈 까밀로는 천만 리라에 신경이 쓰였다. 그는 쏘아보는 눈빛으로 빼뽀네를 위축시켰고 곧이어 공격에 들어갔다.
"부끄러운 줄 알아야지! 프롤레타리아이자 공산당원이 축구복권으로 천만 리라를 땄다고! 그런 허튼소리는 부르주아들이나 하는 거야! 공산주의자들은 자신의 이마에 흘린 땀방울로 먹고 사는 거야!"
"신부, 지금 농담할 기분이 아니오." 빼뽀네가 투덜거렸다. "축구경기에 돈을 거는 게 범죄요?"
"농담이 아닐세." 돈 까밀로가 말했다. "나는 그게 범죄라고 하지 않았네. 그저 훌륭한 공산주의자는 그런 짓을 하지 않는다는 거야."
"말도 안 되오! 다들 그렇게 하오."
"아주 나쁜 일이야. 게다가 자네같은 계급투쟁의 지도자라면 더 나쁜 일이지. 축구복권은 극악한 자본주의자들의 인민을 향한 무기 아닌가? 아주 효과적이고, 자본가들은 거기에 비용을 들일 필요가 없지. 사실 그들은 앉은 자리에서 돈을 벌고 있어. 훌륭한 공산주의자라면 거기에 맞서 싸우지 않으면 안 되는 것 아닌가?"
빼뽀네는 성가신 기분으로 어깨를 으쓱했다.
"동무, 기뻐하지 말게! 이것은 모두 프롤레타리아들을 혁명 대신 돈을 추구하는 존재로 만들기 위한 거대한 음모의 일부야! 복권은 순수한 사기이고 그것을 조장함으로서 자네는 인민을 배신하게 되는 거야!"
빼뽀네는 거칠게 팔을 내저었다.
"신부, 정치 얘기는 여기서 왜 나옵니까!"
"무슨 소린가, 동무? 자네는 혁명을 잊어버린 건가?"
빼뽀네는 발을 동동 굴렀고, 돈 까밀로는 관대한 미소를 지었다.
"다 이해하네, 동무." 그는 말했다. "그리고 자네를 비난하지 않아. 오늘의 천만 리라가 내일의 혁명보다 낫지 않겠나!"
그는 불쏘시개로 불을 쑤시더니 빼뽀네를 돌아보았다.
"그런데 자네는 복권에 당첨되었다는 말을 하러 온 건가?"
빼뽀네는 식은땀을 흘렸다.
"어떻게 내가 아무도 모르게 돈을 가져올 수 있단 말이오?" 그가 물었다.
"그냥 가게. 그러면 돼."
"못하오. 놈들이 매의 눈빛으로 나를 노리고 있단 말이오. 그리고 내 반박문이 내일 아침에 나올 거요."
"그럼 믿을 만한 동지를 보내게."
"그런 동지는 없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군." 돈 까밀로가 고개를 내저으며 말했다.
빼뽀네는 봉투 하나를 내밀었다.
"신부, 나 대신 가 주시오."
그는 일어나서 떠났고, 돈 까밀로는 봉투를 노려보았다.
다음날 아침 돈 까밀로는 도시를 떠났다. 3일 후 그는 돌아왔다. 그는 저녁 늦게 도착했고, 사제관에 돌아가기 전에 그는 예수님과 이야기하기 위해 제단으로 갔다. 가방을 열고 그는 괴로워하며 말했다.
"예수님, 여기 돈뭉치 열 개가 있습니다. 돈뭉치 하나는 1만 리라짜리 지폐 백 장이지요. 다시 말하자면, 빼뽀네는 천만 리라를 받게 된 겁니다. 그러니까 제가 하고 싶은 말은, 놈은 그걸 받을 자격이 없다는 겁니다."
"그런 말은 복권 담당자들에게 하려무나." 예수님이 답했다.
돈 까밀로는 가방을 다시 가져갔다. 그가 사제관의 2층에 돌아왔을 때 그는 불을 세 번 켰다 꺼는 것으로 빼뽀네에게 신호를 보냈다. 빼뽀네는 침실 등으로 신호를 보냈다. 두 시간 후 그는 코트 깃을 올려 얼굴을 가리고 사제관에 도착했다. 그는 정원으로부터 무거운 자물쇠가 걸려 있는 문을 거쳐서 왔다.
"자, 그럼." 그는 식료품 저장실에서 기다리고 있는 돈 까밀로에게 말했다.
돈 까밀로는 테이블에 놓인 가방을 가리켰고 빼뽀네는 떨리는 손으로 그것을 받아들였다. 빼뽀네가 지폐 뭉치를 보았을 때 그는 오한으로 떨고 있었다.
"천만 리라?" 그는 속삭이듯이 물었다.
"천만 리라일세. 세어 보게나."
"세상에나." 빼뽀네는 황홀한 눈으로 그것을 바라보았다.
"엄청난 돈뭉치로군." 돈 까밀로가 말했다. "적어도 오늘까지는 말일세. 내일은 어떨지 알 게 뭔가? 사소한 나쁜 뉴스 하나로도 얼마든지 인플레이션이 올 수 있고, 그러면 그 돈뭉치는 휴지조각이 되겠지."
"이 돈을 당장 투자해야겠군." 빼뽀네가 말했다. "천만 리라로는 농장 하나를 살 수 있소. 그리고 부동산은 언제나 가치가 있지."
"토지에 대한 정당한 권리를 가진 건 소작인들일세." 돈 까밀로가 말했다. "적어도 공산주의자들은 그렇게 얘기하더군. 아, 그들은 대장장이는 언급하지 않았지. 그들은 그 돈을 모두 가져가겠지? 공산주의는 거부할 수 없는 흐름이라네, 동무..."
빼뽀네는 여전히 돈뭉치를 노려보고 있었다.
"그래, 바로 그거다!" 빼뽀네가 외쳤다. "금! 금을 산 다음에 어디다 숨기면 되겠군!"
"그래서 자네한테 좋을 게 뭔가? 공산주의자들이 정권을 잡으면 모든 것이 국가주도의 계획경제로 돌려질 거고 금은 구매력을 잃지 않겠나?"
"이 돈을 해외에 투자할 수도 있소."
"쯧쯧! 전형적인 자본주의자 같은 소리! 만일 해외에 투자할 거라면 미국을 추천하겠네. 유럽은 반드시 공산주의 국가가 될 거 아닌가! 하지만 미국이 궁지에 몰리면 결국 소련에 투항할 테지."
"미국은 강대국이오." 빼뽀네가 말했다. "소련은 절대 미국을 정복할 수 없소."
"나는 그렇게 확신하지 않소, 동무."
빼뽀네는 깊은 한숨을 쉬더니 자리에 앉았다.
"젠장, 머리가 빙빙 돌고 있소, 신부. 천만 리라라니."
"이 돈을 자네 집으로 가져가게 해 주게. 하지만 내 가방을 돌려주는 건 잊지 말게나. 그건 내 사유재산이니까."
"안되오, 신부." 빼뽀네가 말했다. "제발 그 돈을 좀 갖고 계시오. 내가 내일쯤 제정신을 차리면 그때 이야기하지요."
빼뽀네가 떠난 후 돈 까밀로는 가방을 그의 침실로 운반하고 잠이 들었다. 그는 죽도록 피곤했지만, 그의 잠은 새벽 두 시에 빼뽀네의 방문으로 다시 방해받게 되었다. 이번에는 부인도 함께였고, 그들은 두꺼운 코트를 입고 있었다.
"신부, 용서해 주시요." 빼뽀네가 말했다. "내 마누라가 잠깐만 그 돈을 보고 싶답니다."
돈 까밀로는 가방을 갖고 내려와서 식료품 저장실의 테이블에 내려놓았다. 지폐 무더기를 보자 빼뽀네의 부인은 시체처럼 창백해졌다. 돈 까밀로는 참을성있게 기다렸고, 그리고 그는 가방을 닫고 그들은 문밖까지 배웅했다.
"가서 좀 주무시오." 그들이 떠날 때 그는 말했다.
그는 같은 일을 스스로에게 행하려 했지만, 한 시간 후 빼뽀네가 그를 다시 깨웠다.
"이게 뭔가?" 그가 항의했다. "지금 성지순례하나?"
"가방을 가지러 왔소." 빼뽀네가 말했다.
"대체 왜? 가방은 다락방에 잘 놔두었고 나는 그것을 가지고 내려올 뜻이 전혀 없네. 자네는 내일 와도 돼. 나는 춥고 피곤하며 휴식할 권리가 있어. 나를 못 믿겠나?"
"그건 신뢰의 문제가 아니오. 밤새 당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면 어떡하오? 도대체 누가 그 돈이 내 것이라는 것을 증명할 수 있겠소?"
"그건 걱정하지 말게. 그 가방은 잘 잠근 후에 자네의 이름을 적어 놓았네. 나는 모든 경우를 다 고려하고 있다네."
"좋소, 신부. 하지만 돈은 내 집에 있는 편이 더 안전하지 않겠소?"
"무슨 돈 말인가?"
"내 돈 말이오! 당신이 나 대신 로마에 가서 가져온 돈 말이오!"
"자네 미쳤군, 빼뽀네. 나는 자네 돈을 한 푼도 갖고 있지 않아."
"그 복권에 내 이름이 쓰여 있소." 빼뽀네가 말했다. "나는 뻬삐또 스베쩨구티요."
"온 동네 벽마다 자네가 뻬삐또 스베쩨구티가 아니라는 대자보가 붙어 있는데? 자네가 서명도 하지 않았나?"
"내가 뻬삐또 스베쩨구티요! 뻬삐또 스베쩨구티의 철자를 바꾸면 주세뻬 보따지가 된단 말이오."
"아니, 그렇지 않네. 그건 주세뻬 보떼지(Giuseppe Bottezzi)의 철자를 바꾼 거야. 내게는 주세뻬 보떼지라는 이름의 친척 아저씨가 있고 그 돈은 그분 거야."
떨리는 손으로 빼뽀네는 뻬삐또 스베쩨구티의 이름을 테이블 위에 놓인 신문의 여백에다 적었고, 그리고 자신의 본명을 적었다.
"염병할!" 그가 소리쳤다. "a 대신 e를 적었잖아! 하지만 그 돈은 내거요!"
돈 까밀로는 침실로 향하는 층계를 오르기 시작했고, 빼뽀네가 뒤를 따랐다.
"너무 그러지 말게나, 동무." 그는 침대로 올라가면서 말했다. "나는 자네 돈을 훔치는 게 아닐세. 나는 그 돈을 자네가 원래 쓰려고 했던 대로 학대받는 인민들을 위해 쓰겠네."
"그놈의 인민, 지옥에나 떨어져라!" 빼뽀네가 고함쳤다.
"이 무지몽매한 반동!" 돈 까밀로가 시트를 뒤집어쓰면서 말했다. "어서 꺼져라! 잠 좀 자자!"
"내 돈을 내놔라! 주지 않겠다면 네놈을 개처럼 죽여버리겠다!"
"그 불결한 물건을 갖고 꺼져!"
가방은 서랍 위에 있었다. 빼뽀네는 가방을 코트 밑에 감춘 채로 계단을 내려갔다.
돈 까밀로는 현관문이 쾅 닫히는 소리를 들으면서 깊은 한숨을 쉬었다.
"주여." 그는 엄숙하게 말했다. "왜 그가 복권에 당첨되어 인생을 망치도록 한 것입니까? 그는 그런 벌을 받을 만한 일을 한 적이 없습니다."
"처음에는 그가 그런 상을 받을 자격이 없다고 하더니 이번에는 벌이라고 하는구나! 도대체 어떻게 해야 만족하겠느냐, 돈 까밀로야!"
"주님께 말한 게 아니라 복권 담당자들에게 말한 겁니다." 돈 까밀로는 투덜거리고 마침내 잠이 들었다.